기록 메모. 이 글은 프로젝트의 기록이 노트, 코드, 실험 결과로 흩어지기 시작한 뒤에 남겼다. 도구를 늘리는 대신 각 도구의 책임을 나눠, 다음 작업자가 판단의 맥락을 이어 받을 수 있게 하려 했다.
연구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무엇을 했는가”보다 “왜 여기까지 왔는가”를 다시 찾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논문을 읽은 흔적은 메모에 있고, 구현은 다른 폴더에 있으며, 실험 결과는 또 다른 곳에 남는다. 이 글은 그 조각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기 위해 내가 Obsidian, Git, Claude, Codex의 역할을 나눈 이유를 기록한다.
도구가 부족한 게 아니라 맥락이 끊겼다
처음에는 읽은 내용을 메모하고, 필요한 코드를 고치고, 결과를 확인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 뒤 같은 작업으로 돌아오면 그때 어떤 가설을 믿었는지, 무엇을 버렸는지부터 다시 복원해야 했다. 도구를 하나로 통일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러면 지식 정리와 코드 변경, 실험 검증이 한 덩어리로 섞일 것 같았다. 그래서 도구를 줄이기보다 각각이 책임질 대상을 분명히 나누기로 했다.
Obsidian에는 답보다 질문의 흔적을 남겼다
Obsidian은 이 프로젝트에서 논문과 개념을 정리하는 노트 공간이다. 단순한 요약은 나중에 다시 읽어도 다음 행동을 알려 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 주장이 현재 구현에 어떤 질문을 남기는가”를 함께 적기로 했다. 새 논문을 읽으면 기존 가설과 맞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한 조건은 무엇인지 연결한다. 이렇게 쌓인 노트는 정보를 보관하는 서랍이 아니라, 다음 구현을 고르는 지도에 가까워졌다.
Git에는 모든 파일이 아니라 변경의 이유를 남겼다
Git은 코드의 이전 상태를 되돌릴 수 있게 해 주는 버전 관리 도구다. 처음에는 데이터를 포함해 가능한 많은 것을 저장소에 넣는 편이 안전해 보였지만, 큰 파일과 모델 가중치까지 섞이면 오히려 무엇이 달라졌는지 읽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코드, 설정, 문서, 실험 보고서는 함께 남기고, 대용량 산출물은 생성 조건과 연결 정보만 기록하기로 했다. 중요한 것은 파일 개수가 아니라 “이 판단은 어떤 변경과 결과로 이어졌는가”를 추적할 수 있는가였다.
Claude와 Codex는 같은 일을 시키지 않았다
두 도구를 모두 쓰는 이유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Claude에는 여러 기록과 외부 근거를 비교하며, 이미 겪은 문제를 다시 풀고 있지 않은지 점검하는 역할을 맡겼다. Codex에는 실제 변경을 구현하고 테스트와 기록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겼다. 한 도구가 조사와 구현을 모두 떠안으면 결론이 너무 빨리 코드가 되기 쉬워서, 질문을 다듬는 단계와 바꾸고 검증하는 단계를 의도적으로 분리했다.
환경을 옮길 때는 네 줄만 남긴다
노트북에서는 읽고 설계할 수 있지만, 무거운 시뮬레이션과 학습은 데스크탑에서 돌린다. 장비가 바뀔 때마다 긴 회의록을 쓰는 방식은 오래가지 않을 것 같아서, 작업을 마칠 때 수행한 일, 다음에 할 일, 주의할 점, 관련 변경만 남기는 규칙을 만들었다. 이 기록은 완성된 결과를 자랑하기 위한 문서가 아니다. 다음 날의 내가 같은 판단을 처음부터 반복하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손잡이다.
이 구조가 남긴 기준
이 워크스페이스의 목적은 도구를 많이 쓰는 데 있지 않다. 논문을 읽고, 시뮬레이션을 만들고, 정책을 학습시키고, 결과를 다시 검토하는 과정이 끊기지 않게 하는 데 있다. 오늘의 결론은 간단하다. 연구 기록은 결과를 쌓아 두는 일이 아니라, 다음 판단이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는지 남기는 일이다.
다음에는 이 흐름이 실제로 움직일 수 있도록, 왜 실행 환경 자체를 실험 조건으로 관리하게 되었는지 정리하려 한다.